1. 일반계 고등학교의 학업중단 위기양상

 

아나운서: 안녕하십니까. 지난 시간에는 학업중단 위기학생 이해하기-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학업중단 위기양상 파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고등학생의 학업중단 위기양상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분야에 전문가이신 강남대학교 교육대학원 구본용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교수님: ,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네 교수님. 이번 시간에는 고등학생의 사례를 통해 그들의 학업중단 위기 양상에 대해 이야기 할 텐데요, 사례 소개에 앞서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나타나는 학업중단과 고등학교에서의 학업중단, 위기의 차이점으로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교수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의 학업중단 위기요인은 상당히 공통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겪는 학업중단 위기 중에 독특한 것은 결국 진로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중학교시절부터 생각하는 진로가 좀 더 구체적이고 자기 미래에 대한 설계가 구체화됩니다. 그런데 진로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게 되고, 학업중단의 위기가 높아집니다. 실제로 우리사회에서 고등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진로를 구체적으로 선택하고 분류하는 제도적 장치가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인문계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특성화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됩니다.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자신이 기대하고 희망하는 학교의 진학이 어려워진다든가,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가능성이 낮을 경우 학생들의 학업중단 위기는 굉장히 높아집니다. 또 아이들이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적성이 잘 고려가 돼서 분류가 되고, 선발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것이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과 관련되어 학습과정이 일치가 되지 않아 학업중단위기를 크게 경험하게 됩니다.

 

아나운서: 그렇군요. 그럼 제시된 사례를 보시면서 학업중단 위기에 처한 고등학생들의 특징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보시죠.

 

* 사례1 서울대원고등학교 오흥빈 교사

 

Q. 학업중단 위기를 겪었던 고등학생 A학생의 사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인문계 고등학생들의 대부분은 대학진학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떨어진 학업성적이 고민이 되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학업을 중단하게 된 학생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중학교 때 공부도 곧잘 했고, 학교생활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갑자기 높아진 교과수준 때문인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학생은 고민을 하면서 선생님과 상담을 했고, 거기서 자신감을 얻은 후 다시 노력을 했지만 성적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일탈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과도 갈등을 겪게 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과 대화가 줄어들고 자신감을 잃게 되니까 부모님이 보여주는 관심에 대해서 반항하고 가족관계도 어그러지게 됐습니다.

관계가 흐트러지고, 성적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줄어드니 또 성적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은 후 자신의 성적으로는 대학진학이 어렵다고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검정고시를 비롯해서 자기 스스로 잃어버린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학교를 그만두어야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와 같이 학교성적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안내하고 상담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아나운서: . A학생처럼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는 중상위권을 유지하다가 어떠한 계기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게 되면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 진학과 연결되어 좀 더 학업중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교수님: 인문계 고등학생들에게 학업성적은 대학진학 등 곧 자신의 미래와 직접관련 되는 것이고, 또한 자신감 형성과도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너무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적이 학생들의 적응여부를 가늠하는 중요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 중에 특히 학업중단의 위기가 높은 학생들은 학업성적이 나빠진 학생들입니다. 처음부터 성적이 낮았던 학생들보다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입니다.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성적이 낮아지는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그것으로 인해 학교적응에 큰 위기를 경험하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시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뜻대로 안되면 자신감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것이 불안해지고 반복되면 학습과 관련된 태도나 가치관 등이 부정적으로 왜곡됩니다.

A의 경우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공부도 잘하고 나름 인정도 받고 기대도 갖고 있던 학생이었을 텐데, 정작 고등학교에 와서 추락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수용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주변의 기대와 현재 내 모습과의 괴리, 이런 것들이 아이들의 학교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잘 하던 아이들의 경우에는 옛날친구 들이 잘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만크게 나빠지는 것 같아 굉장히 실망하게 되고, 그로 인해 문제행등을 자꾸 일으키게 됩니다. 선생님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 당연히 혼을 내고, 부모님들도 야단을 치게 됩니다. 그런 꾸지람과 야단은 오히려 아이들이 거절되어지는 경험을 갖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우울해지고, 자신과 세상에 대한 적대감은 커집니다. 반항행동은 점점 늘어 심지어 일탈행동까지 하게 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보이는 문제행동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들 중 적지 않은 학생들이 검정고시 등 다른 방법을 찾기도 합니다. 학업이 아닌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회피가 아닌 현실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나운서: .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문제행동 지도에 관심을 두느라 개별학생의 성적관리나 학습지도는 쉽지 않으실 텐데요.

 

교수님: 그렇지요. 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 지도하다보니 자연히 교칙을 지키고 학급에서 말 잘 듣는 학생이 되도록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이런 학생들도 그러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이들 학생들은 마음에 불안이나 우울, 그리고 적대감이 있고, 더군다나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입니다. 잘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빈번한 지각이나 결과 등을 하게 됩니다. 본인들도 그런 자신이 싫어집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이지요.

이런 상태에 있는 학생들은 야단치거나 처벌하거나 하는 것은 상처에 더 큰 상처를 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와 격려입니다.

그러면서 아주 중요한 것이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야 학생들은 용기를 얻게 되고 가능성을 찾게 됩니다.

시간 관리하는 방법, 과목별 공부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셔야 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셔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등학생들 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되어야 합니다.

 

아나운서: 그렇습니다. A학생의 경우처럼 성적이 떨어진 경우에는 첫 번째로 꾸지람을 하기 보다는 공감과 위로를 해주어야 하고, 두 번째로는 구체적인 학습방법과 계획까지 함께 고민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 특성화 고등학교의 학업중단 위기양상

 

아나운서: . 그럼 두 번째 사례에 대해 들어볼까요? 영상 보여주시죠.

* 사례2 광신정보산업고등학교 은혜정 교사

 

Q. 학업중단 위기를 겪었던 고등학생 B학생의 사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학생B는 공부에 별 관심이 없어 차라리 일찍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보니 학교에 적응도 잘 안되고, 성적도 좋아지지 않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학교가 점점 싫어지게 되었습니다. 성적이 좋고 학교생활이 성실해야 좋은 직장으로 취업추천도 받고 입사할 수 있을 텐데 자신감이 줄어들면서 학교생활보다는 늦은 시간까지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가 주된 생활이 되었습니다. 밤새도록 일을 하고 나니 학교에 등교하면 피곤해서 잠만 잡니다. 학교는 싫지만 졸업을 위해서 수업일수만 채우고, 학교수업이나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밤과 낮이 바뀌고 자신에 대해 전혀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을 깨워가면서 수업을 진행하려면 교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학교생활에 의미를 두지 못하고 그저 빨리 졸업해서 돈을 벌고 싶지만 공부는 집중하기 힘들다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아나운서: . 영상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요, 교수님. 사실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학습 정도와는 무관하게 출석으로 졸업이 가능한 현재 체제에서 교사가 학생을 위해서 하는 일은 졸업을 돕는 일일 겁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교수님: . 사실 학생들의 졸업을 위해서 때로는 학생을 이해하며 배려하기도 하고, 엄하게 벌을 주기도 하면서 출석을 독려하고 졸업할 수 있도록 많이 애를 쓰실 겁니다. 하지만 학교부적응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요약하면, ‘학교적응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학교 적응이란 학교에서 요구하는 출석을 의미합니다. 수업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배울 의욕도 낮은 상태에서 학교생활의 대부분인 수업 시간을 견딘다는 것은 고역일 것입니다. 학생들은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석을 요구받습니다.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 출석은 하지만 수업을 방해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나운서: 이렇게 되면 학교 다니기 싫어하는 학생들을 달래고 얼러 졸업을 시키면서도 고등학교 졸업 수준이 안 되는데도 졸업을 시키는 것이 온당한가에 대한 선생님들의 고민이 클 것 같은데요.

 

교수님: . 사례에서 소개된 B학생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과 졸업을 못한 자에 대한 시선의 차이를 크게 느끼고 졸업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석보다는 늦은 지각을 하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서라도 버티면서 출석일수를 챙기는 이유일 겁니다. 그렇다고 이 학생이 어떤 목적이나 의지가 있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아닌 것처럼 보이거든요.

 

아나운서: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큰데 무언가를 하고 싶은 목적의식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교수님: . 사실은 없지는 않습니다. 내가 뜻하는 것이 자꾸 좌절을 하고 실패를 하면 목적의식 갖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우며, 목적의식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없어 보이는 겁니다. 구체화시키기 어려우며 그런 일들이 많을 경우 많은 아이들이 목적의식을 상실 합니다. 특히 고등학생, 인문계 고등학생들은 대학진학, 특성화 고등학생들에게는 취업에 대한 가능성 확인에 실패하면 목적의식을 갖기 힘듦니다. 내가 하는 일이 목적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열심히 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내가 열심히 해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열심히 노력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그런 상태가 되면 목적의식을 상실한 아이처럼 보이며 그런 모습을 보는 선생님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생각이 없는 아이가 아닌 생각을 잃어버린 아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옳을 것 입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학교는 혼을 내고 벌을 줍니다. 이렇게 되면 안타깝게도 학생들의 행동은 학생 자신이나 선생님이 원하는 방향과 점점 멀어집니다. 선생님들의 의도는 학생들이 잘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목적은 똑같으나 방법이 다른 것 입니다. 결석, 지각 등이 빈번해 지고, 학업에 태만하며, 때론 비행까지 보이게 되기도 합니다. 더 큰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부모님들로 적절한 도움이 제공하기 힘들어 집니다.

 

아나운서: 그러면 교수님 이런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면 좋을까요?

 

교수님: 그렇습니다. 이들의 좌절을 이해하고, 그들의 불안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뿐 만아니라 이들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로 준비 방법에 대해 구체적 대안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들에게 학교규칙을 잘 지키고, 학교생활을 잘하도록 요구하는 것보다 이들의 미래에 어떤 것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찾아주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등학생들에 대한 진로지도와 상담은 매우 중요하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아나운서: , 교수님.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지요.

 

교수님: 대부분의 교육은 학생들을 학교에 맞추는 교육입니다. 학교에서는 개개인 학생들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교육이 필요 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학습결손 누적,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누적을 고등학교에서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만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를 다니기 싫어하는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나 중학교 단계에서 의미 있는 학습을 위해 보살핌을 받거나 과제 수행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겁니다. 학교는 자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 자신이 아닌 다른 학생들을 위해 가르치는 곳이며 자신들은 공부를 못하여 이해받지도 존중받지도 못한 채 억지로 다니기를 요구받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때로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는 학생들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배려하는 교사를 만나고, 그들이 담임교사라면 신뢰를 형성하고 학교생활을 버틸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니 이 강의를 듣고 계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이러한 학업중단위기에 있을 아이들을 위해 따듯한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신다면 많은 학생들이 학교와 교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요?

 

아나운서: . 오늘 좋은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강의를 듣고 계시는 선생님들께서도 이번 강의를 통해 아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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