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시. 응보적 생활지도의 결과

 

1. 응보적 처벌의 기대

 

 

2. 응보적 처벌의 결과

 

그러나 응보적 처벌은 과연 그 기대만큼의 좋은 결과가 생겨날까?

아이들의 갖게 되는 처벌의 결과는 기대와는 정 반대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처벌은 단지 징벌하기 위한 수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 담긴 비난, 억압, 신체적인 압박과 체벌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알피 콘(Alfie Kohn)같은 교육학자는 부정적 방식의 처벌 만이 아니라 아이의 맥락을 빼앗기 위해 통제를 위한 포장된 기술적 접근 역시 처벌에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칭찬스티커 같은 경우다. 칭찬 스티커를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아이는 자율성이 사라지고 처벌에 반응하는 것과 같은 심리적 결과를 갖게 됩니다.

 

3. 응보적 처벌의 연쇄적 효과

 

그래서 처벌은 연쇄적 효과를 낳습니다.

처벌은 단지 징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보다는 처벌로 주어진 고통에 집중하며 처벌을 한 사람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갖게 되는데, 잘못된 행동 때문에 피해를 입힌 부분을 책임지기보다는 자신에게 처벌로 고통을 주는 처벌권자를 상대하는 것으로 그 경로가 변질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자신에게 고통을 가하는 처벌권자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화풀이 대상을 찾아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는 하거나 소극적인 저항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항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모습을 왜곡된 형태로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시간에 벌을 받았다면 영어수업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아이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또 왜 그렇게 잘못된 행동을 하는지 물어보면 아이는 저는 원래 이런 아이라서 그래요라고 말해버리는 것이 저항의 소극적인 유형입니다. 이것은 저항으로 그치지 않고 또다른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이어져서 계속적인 처벌의 악순환 구조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모두가 함께 하는 것에 동일한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눈여겨보게 됩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에 내 눈 앞에서 그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는 마음을 쉽게 갖게 된다. 곧바로 처벌과 훈육으로 그 가시적 행동을 없애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교사의 눈앞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처벌과 훈육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일 모습이다. 그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처벌로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남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아이의 감정과 필요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가장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는 순간이 바로 가장 사랑이 필요한 순간이다.”

-회복을 부르는 생활교육-

 

가장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는 순간이라는 것은 수면 아래에 억압되어 있던 감정과 필요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일 것이다. 그 순간을 어떻게 만나는가가 아이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회복의 경로가 만들어 지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4. 처벌 이후의 아이의 감정: 수치심

 

수치심은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소속감이나 사랑을 누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때 생겨나는 극심한 고통을 뜻합니다.

아이의 맥락은 사라지고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교사의 처벌이 주어졌을 때, 아이의 마음에는 수치심이 자리잡습니다. 수치심은 감정의 상태이면서 정서의 흐름이기 때문에 반드시 행동양식으로 패턴화되고,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시도가 오히려 아이에게 부정적 행동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러다보니 행위를 바로잡으려는 교육적 행위의 결과와 비난으로만 치닫는 암묵적 처벌의 결과는 죄책감과 수치심의 결과로 나타난다.

 

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을 것인가, 아니면 존재를 비난할 것인가 선택해야 합니다.

수치심은 강화될수록 행동 양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이 패턴화되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수치심에 따른 행동양식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이들에 대한 공격 그들이 한 것에 대해서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공격하기


자신에 대한 공격
스스로를 자학하거나 자기를 비난

회피하기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주제를 바꾸는 행동하기

도망치기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숨어버리는 행위

사람들은 자신의 긍정적 감정들이 훼손되었을 때 대부분이 이러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합니다.

 

5. 관계성의 계좌 만들기

 

그렇다면 수치심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강화하는 생활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 기본 전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관계성의 계좌를 만드는 것이다.

생활교육은 예금계좌와 같다.

교육을 받을 때 학생들은 관계성계좌를 인출합니다.

만약 관계성의 계좌가 바닥나게 되면,

문제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게 되고

스스로 변화 해야겠다는 동기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관계성의 계좌는 공동체 안에서 형성된

존중과 상호책임, 우정 등을 기초로 생성됩니다.

관계성의 계좌는 사랑 받고 수용 받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

존중 받고 환대받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2) 생활교육이 개별화된 흐름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의 내적 성장 시간표가 있다. 내적 성장 시간표가 서로 다른 아이들이 만나 관계를 배우고, 만들어 가면서 성숙해 가는 것입니다.

관계성의 계좌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를 살펴보면 감정의 체계나 관계망들이 이해 불가능하거나 예측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활교육의 접근은 개별화된 흐름으로 가야 합니다. 획일화된 규칙과 규격의 틀에 아이들의 생활의 패턴을 짜 맞추려 하는 것은 집단화된 모형을 만들 수는 있어도, 아이들의 자율적인 관계성의 계좌는 만들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수치심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기

모든 수치심이 부정적인 행동 유형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아니다.

수치심이 어떻게 다루어지느냐가 아이의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수치심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이들의 사회적 재통합의 효과를 가지고 오는데 영향을 준다.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당사자가 가지는 수치심이 거부되거나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학교, 지역사회 등의 공동체 안에서 적절하게 수용되고 재통합될 때 가해자의 행동이 부정적으로 강화되는 것을 막고 긍정적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브레이스웨이트(Braithwaite, 1989)

 

분명한 것은 안전한 공동체와의 관계가 전제되었을 때 수치심은 긍정적이고 교육적 기능을 할 수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잘못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연습하는 것은 생활교육의 중요한 화두라고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 정 진, 피스빌딩,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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