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내용 1 회복적 생활교육의 이해

회복적 생활교육의 이해

. 회복적 생활교육의 정의

생활지도의 새로운 접근(내용: 경기도교육청,평화로운 학교를 위한 회복적생활교육 매뉴얼, 2014, 2~3쪽 인용.)

그동안 우리사회는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그 잘못을 계산하여 처벌을 내림으로써 정의를 실현해왔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응보적 정의라고 하는데요, 사회의 일부인 학교에서도 동일하게 누군가 잘못을 했을 때 벌을 주는 이 체계가 적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일어났던 학교폭력들의 심각성을 보면 처벌위주의 생활지도는 가해자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아픔이 회복되지 않으며, 문제를 성장의 기회로 발전시키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 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다툼과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오히려 갈등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 더 성숙한 관계로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각한 학교 폭력의 경우에도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서 피해를 당한 학생과 그 가족이 당한 고통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 피해를 인지하게 하며, 진심으로 사과하게 만드는 회복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에 등장하게 된 것이 관계성 향상을 통한 평화로운 공동체 형성에 초점을 둔 회복적 정의입니다. 회복적 정의란 처벌을 통해 정의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발생한 피해가 당사자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해 회복되었을 때 정의가 이루진다는 신념입니다. 응보적 정의가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해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회복적 정의는 피해자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 줄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따라서 회복적 정의는 갈등으로 인해 관계가 훼손되었을 때 갈등 당사자들에게는 관계 회복이라는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며 관계 회복 시에는 갈등상황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참여시켜야 하고, 대화의 방법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방안을 찾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회복적 생활교육이란?(내용: 경기도교육청,평화로운 학교를 위한 회복적생활교육 매뉴얼, 2014, 4~5쪽 인용.)

회복적 정의를 학교에 적용하여 교육하는 것이 회복적 생활교육입니다. 응보적 정의에 의한 처벌의 한계를 인정하고 회복적 정의에 의한 조정과 화해 방식을 추구하기 위해서, ‘생활지도대신 생활교육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생활지도라는 용어는 훈육’(학생들이 잘못하였을 때 벌을 주거나 학교의 규율을 지키도록 훈련하는 과정)과 비슷하며, 훈육은 응보적 정의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생활교육과 생활지도라는 용어가 추구하는 패러다임이 서로 다른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차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 회복적 생활교육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의 응보적 생활지도와 회복적 생활교육의 패러다임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응보적 생활지도

 

비교 항목

 

회복적 생활교육

처벌 중심

 

방법

 

관계 회복 중심

판단중심(잘잘못)

 

의식

 

가치 및 구성원들의 욕구 중심

승패경쟁, 지배구조, 리더 중심

 

관계

 

상호 호혜성, 힘의 공유, 모두의 욕구 중심

규제를 주어 행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생각함

 

문제행동에 대한 자세

 

관계의 단절로 봄,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내면의 욕구를 살펴봄

가해자가 합당한 벌을 받음

 

문제해결방법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 책임을 짐

처벌과 보상, 비난, 칭찬, 강요

 

행동동기

 

자발성, 관계 회복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

수직적

 

조직문화

 

수평적

처벌로 고통 주기

 

고통 다루기

 

공감으로 함께하기

다른 사람의 행동 및 사건

 

느낌의 근원

 

자신의 욕구에 의해 야기

외부

 

권위의 출처

 

자신의 내면

피라미드 혹은 삼각형

 

상징

 

원형

(자료: 박성용, 2012, 46쪽 인용/경기도교육청,평화로운 학교를 위한 회복적생활교육 매뉴얼, 2014, 6쪽 재인용.)

회복적 생활교육은 관계가 회복되면 학급공동체가 평화롭게 되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피해 학생의 상처 치유를 돕고, 가해 학생에겐 진심어린 반성으로 또 다시 잘못을 저지르는 일을 줄일 수 있도록 하며, 두 사람의 진정한 화해로 학교가 더 이상 위협의 공간이 아닌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도와줍니다. 이러한 생활교육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갈등문제해결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평화롭게 연결되고 서로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회복적 생활교육의 특징

회복적 생활교육의 핵심가치(내용: 정진,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 피스빌딩, 2016, 29~30쪽 인용.)

회복적 생활교육은 존중과 책임’, ‘관계라는 핵심 가치 위에 생활교육의 교육적 기초를 놓고 정의의 방식으로 줄기를 뻗어 나가 공동체의 열매를 맺습니다. , 회복적 생활교육은 상호존중과 자발적 책임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학교와 가정, 지역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증진하는 과정입니다.

회복적 생활교육의 목표(내용: 정진,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 피스빌딩, 2016, 32쪽 인용.)

회복적 생활교육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해 사실을 바로 이해하고 피해를 입은 쪽과 입힌 쪽 모두가 공감하게 하기

- 피해를 입은 쪽과 입힌 쪽 모두의 필요를 듣고 응답하기

- 공동의 문제해결 과정을 계획하고 진행하면서 얻은 개인적 성찰을 통해 책임감과 의무감 키우기

- 피해를 입힌 사람들(필요할 경우, 피해를 입은 사람도)을 공동체에 쓸모 있고 가치 있는 구성원으로 다시 받아주기

- 서로 돌보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공동체를 보다 건강하게 세우기

- 발생한 피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기

 

 

 

회복적 생활교육의 통합적 접근 방식(내용: 정진,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 피스빌딩, 2016, 26~28쪽 인용.)

교사가 회복적 생활교육 방식으로 학급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학급 공동체의 하부구조를 평화적으로 형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학급 구성원 전체 인원을 100%라고 볼 때, 피라미드 구조로 형성된 상위 구조는 문제와 갈등에 노출된 수위가 높은 고위험군 아이들의 구성비로 약 1~5%를 차지합니다. 그 바로 아래의 15%는 쟁점과 이슈를 유발하는 아이들의 구성비이며, 맨 아래 80%는 보통의 평범한 아이들의 구성비를 나타냅니다. 사실 대부분의 교사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관심을 두는 영역은 1~5%의 고위험군 아이들인데, 이는 눈에 보이는 문제가 드러났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증입니다. 반면 80%의 평범한 아이들에 대한 개입은 학습의 정보 제공이나 관리 정도만으로도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상담 주간이 아니고는 구체적 만남이나 개입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 정도가 학급의 생활교육 목표가 될 뿐, 공동체의 평화적 역량을 키워 가거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수준까지는 여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전혀 다른 여정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구조의 구성비를 교실의 인원 구성으로 보지 않고 교사의 생활교육 개입 정도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개입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은 문제와는 관련되지 않은 80%의 일상에서 만나는 아이들로 바뀝니다. 관계의 판을 새롭게 짜야 하는 고위험군 아이들에게는 5%의 정확한 개입만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시각 변화가 주는 의미는 눈에 보이는 문제와 갈등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라, 학급에서 발생하는 압력의 근거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라는 뜻입니다. 고위험군 아이들의 문제에 분명하게 개입하는 것은 응당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대의 힘은 어쩌면 교사 개인의 지도방식을 통한 직면이 아니라 학급 전체가 지닌 공동체의 평화적 압력이기 때문입니다.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 교사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입니다.  

(자료: Brenda Morrison, 2005)

 

 

회복적 생활교육을 통한 갈등 해결 사례

다음의 사례를 통해 회복적 생활교육에서의 갈등 해결 방법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사례] 초등학교 6학년 반 학생 A는 거칠고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며 자기 마음대로만 하는 학생이다. 다문화가정에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여 가정에서의 보살핌이 부족하며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항상 친구들을 놀리거나 툭툭 건드리고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는 등 친구들을 괴롭히는 행동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친구들과의 갈등이 깊다. 담임교사 BA와 친구들이 다툴 때마다 당사자들을 불러 서로 화해시키려고 노력하였으나 하루에도 수차례 일어나는 똑같은 상황과 행동의 변화가 없는 A, 이젠 A를 먼저 공격하고 비난하는 친구들을 보며 학급구성원이 다함께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다. 다음날, 반은 서클을 연다. 전에 몇 번 해 보았던 신뢰서클처럼 간단한 몸놀이로 긴장을 풀고, 서클의 규칙을 확인한 후, B교사는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과 관련해서 자신이 받은 영향, 혹은 다른 사람이 받았던 영향에 대해 얘기해 보자라는 첫 질문을 던졌다. 토킹스틱이 돌아가는 동안 많은 학생들이 A로 인해 힘들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약간은 쑥스럽고 장난스런 분위기가 A의 놀림으로 상처를 받았다며 눈물을 흘리는 C로 인해 갑자기 숙연해졌다. 마지막으로 토킹스틱이 A에게 왔다. 자신이 친구들을 놀리고 건드린 건 같이 놀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미안하다며 A가 말끝을 흐리고 눈물을 보이자, 평소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여학생 몇 명이 같이 눈물을 흘렸다. 한 바퀴 토킹스틱이 돌아간 후, 교사 B이 갈등을 회복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외모를 비하하거나 놀리는 말을 하지 않겠다” , “놀기를 원하는 친구와 함께 놀아주겠다” ,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겠다라는 등의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B교사는 오늘 서클을 통해 배운 점, 느낀 점 등을 얘기하자라고 말한 후 토킹스틱을 돌린다. 이 서클 후 교사의 훈계나 처벌이 없었지만 A의 부정적인 행동이 조금은 줄어들고, 다른 학생들도 A에게 좀 더 너그럽게 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갈등이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아 그 이후에도 관계 연결과 회복하기 활동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서클의 가장 큰 힘은 엄청나게 기발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아니다. 서클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자신이 받은 피해에 대해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자신이 한 행동이 다른 사람 혹은 공동체에게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지에 직면하고 상대의 고통을 느끼는 기회를 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내도록 하는 데 있으며, 다른 구성원에게는 누군가 피해를 받고 있을 때 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함으로써 방관하지 않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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